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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ITECTURE

COMPETITION

 

서울애니메이션센터 

Seoul Animation Center

Location  서울특별시 중구 소파로 126,130

Program  교육연구시설, 문화 및 집회시설

Team  OHL(이영민, 오중희)+WAF(소용수, 김윤진)

Year   2016 

Circulation

Elevation Image

 작은 이야기들과 도시극장으로서의 광장

 구도심의 매력은 오랜 기억의 흔적들이 현재의 일상과 겹치며 끊임없이 상호작용한다는 데서 찾을 수 있다. 과거의 흔적들은 잊어야할 독이 아니라 현재의 상처를 치유할 약이 될 수 있는 파르마콘이다. 건강한 현재는 아픈 과거의 기억들을 반추하면서 가능하고, 기대하는 미래는 건강한 현재를 토대로 상상한 만큼만 현재와 조우한다. 이제까지의 도심 개발이 상처를 도려내는 독으로서의 개발로, 치유가 아니라 상처를 덮고 새로운 상처를 재생산하는 과정이었다면 남산자락 주변의 개발은 기억과 흔적들을 상처가 아닌 건강한 현재와 미래가 시작되는 잠재성의 바다, 공존을 학습하는 약으로서의 과정이 되어야 한다.

 이야기와 놀이는 바위처럼 굳은 독을 한순간에 녹여버리는 약이 되곤 한다. 근대의 도시에서 사라진 이야기와 놀이의 문화를 재생한다는 것은 단단하게 굳은 도시 풍경을 한결 편안하고 부드러운 공간으로 변화시키는 느리지만 효과가 확실한 방법이다. 도시가 극장인 이유는 그 안에 많은 복선의 이야기들이 매일 매순간 상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근대의 도시는 극장을 부수고 거대이야기 기계들을 양산했고 도시에서의 일상은 단조롭고 하품 나는 이야기를 반복하는 카피의 공간이 되었다. 도시가 매력적인 공간으로 다시 살아나기 위해서는 이념, 이론 이전에 매력적인 작은 이야기들이 상연되는 실험극장으로 조금 더 진화해야 한다.

 이야기는 엄마를 통해 아이에게 전해졌고 아이는 이야기를 통해 엄마를 기억한다. 하지만 기계시대의 바쁜 엄마는 아이에게 이야기를 전달할 기회를 찾기 힘들고, 이야기가 목마른 아이는 스마트폰과 인터넷을 뒤진다. 이제 이야기는 기계를 통해 만들어지고 전달된다. 도시의 공간이 다시 엄마와 또 다른 엄마들이 이야기를 나누어 주는 공간이 될 수 있다면  이념과 이론의 독에 갇힌 살풍경한 도시를 한결 부드럽고 편안하게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예장자락 주변의 공간은 총독부나 공영방송국이 있었던 장소로 일제강점기와 군사정권 시절을 지나면서 대립의 이념적 서사들이 복수로 쌓여 있는 장소였고 현재는 시비로부터는 멀어졌으나 권력도 자본도 관심을 가지지 않는 도시의 사회적 변방으로 더 이상 이야기가 생산되지 않는 무관심의 장소가 되었다. 우리는 잊혀진 장소가 엄마의 다양한 분신들이 들려주는 이야기 공간, 도시의 극장으로 다시 살아나 이념적 투쟁으로 지친 도시를 생기 넘치는 내재성의 도시로 변환시키는 장소가 되기를 희망한다. 

 

 자락

 자락은 등성이와 마루와 달리 많은 사건들이 들락거리는 창조적인 장소다. 자락이 창조적인 장소인 이유는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삶으로 서로를 스치면서 각자에게 영감을 주기 때문이고, 여름 숲과 가을 단풍은 막힌 이야기를 다시 풀어주는 단서가 되기 때문이다. 자락에는 도심의 번잡함을 피해 무엇인가 다른 것을 찾으려는 사람들이 어슬렁거리면서 지난 이야기를 되짚는 공간이며 개인들의 이야기는 다른 방향으로 새롭게 쓰여 진다. 부지는 남산의 여러 자락들 중 하나다. 인근의 예장자락이 도심에서 자연으로 재생되면서 부지 주변은 새로운 변화를 겪게 될 것이다. 그렇게 자락은 늘 도심과 관계하면서 변화하고 사람들의 기억 속에 새로운 이야기를 적는다.

 

 창작

 도시에 광장과 걸을 만한 길이 없다면 작가들은 어디서 이야기의 소재를 찾을 수 있을 까? 어디서 누군가의 짠한 이야기를 눈으로 들을 수 있을까? 작가들이 낯선 사람들을 만나지 않고 낯선 이야기를 들으려 하지 않는 다면 과연 새로운 이야기는 만들어질 수 있을까? 작가들에게 길과 광장은 새로운 이야기들의 단서들이 수시로 나타났다 사라지는 움직이는 자료실이다. 이야기는 작업실 구석 테이블에서 만들어지지 않는다. 길에서 광장 옆 카페에서 오가는 사람들의 표정을 엿보면서 이야기는 태어나고 작업실은 그 이야기를 생산하는 노동의 공간이다.

통섭은 현대 인문학자들이 자주 언급하는 창조성과 연관된 개념이다. 통섭, 이접, 복잡성의 개념들은 근대의 단편적인 영웅들의 이야기를 비판하면서 일상의 복잡성 속에서 창조적 이야기를 발굴하라고 제안한다. 창작은 발굴이다, 거리에서 광장에서 낯선 이의 얼굴과 행동 속에서 이야기를 좀 더 잘 발굴할 수 있다.

 

 낯선 세계로 들어가는 문 (Urban Void-Ani Plaza)

 광장은 여행자들을 위한 장소다. 여행자들이 낯선 이국의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는 문이다. 광장 주변에는 다양한 삶의 흔적들이 묻어 있고 여행자들은 그 흔적들을 통해 다르면서도 같은 삶의 이야기를 눈으로 듣는다.

광장은 주민들을 위한 장소다. 늘 한결 같은 지루한 일상에 들이 닥치는 낯선 여행자들을 통해 한 번은 꾸었을 다른 세계를 다시 꿈꾼다. 알아듣지 못하는 언어가 소음처럼, 음악처럼 배경으로 들리며 그러고 그런 이야기로 끝날 하루를 조금 다르게 기억하도록 한다.

 광장은 여행자와 주민이 서로를 응시하며 서로 다른 언어만큼이나 다른 이야기들을 눈과 몸으로 교환하면서 서로를 위로하는 공간이자 장소다. 잘 만들어지고 유지되는 광장에는 늘 여행자들이 붐빈다. 그들에게 필요한 낯선 무엇이 광장에서 일어나고 주민들은 여행자들을 보면서 조금씩 다른 이야기, 다른 삶으로 들어간다. 통섭과 이접, 그리고 복잡성은 이론이 아니고 언어도 아니다. 물리적인 환경에서 신체 즉 몸으로 나누고 기억되는 다질적인 무엇이다. 그래서 광장은 정해진 형식이 없고, 정해진 목적이 없어야 한다. 텅 빈 공간이자, 한 순간 꽉 차는 극장이다.

우리는 남산의 곡절 많은 장소에 도시적인 스케일의 광장을 두어 여행자들이 모여들고 주민들이 그들을 바라보며 낯설어하는 사이에 작가들이 어슬렁거리며 이야기 거리를 사냥할 수 있는 모험적인 장소를 제안 한다.

 

 배치계획

 부지가 가지는 자연과 도시의 양가적 속성을 여행자와 주민, 작가들이 나눌 수 있도록 도시스케일의 광장과 마당을 설정하고 기존의 서울 예술대학교의 작은 광장을 애니메이션센터 광장과 적극적으로 통합해 강북 도심에 기억될 만한 오픈 스페이스가 될 수 있도록 제안하는 한편, 명동에서부터 숭의여자대학교로 이어지는 재미로의 끝자락에 작가들과 독자들이 만날 수 있는 창작 마당을 설정하고, 넓게는 퇴계로 한옥마을 입구로부터 예장자락으로 이어지는 순환 산책로와 연계함으로서 남산 북사면 자락을 통해 형성되는 새로운 문화적 흐름이 본격적으로 이어지도록 고리 역할을 하도록 함.

 

 평면계획

 지상 광장은 다질적인 도시 공간이기도 하지만 기능적으로는 거대한 지하 공간으로 들어가는 입구이기도 하다. 전체 공간의 60%가 지하로 들어가야 하는 제한된 조건에서 지하공간을 지상과 연계하면서 지하공간의 환경을 쾌적하게 하기 위해 오픈스페이스를 적극적으로 계획하였다. 지상부분은 전체의 공간의 30% 정도로 작가들의 창작 공간이자 휴식 공간으로 계획하였고, 지상 진입 층은 작가와 방문자가 교류할 수 있는 편의시설과 공유시설을 계획 하였다.

 

 단면계획

 주어진 프로그램을 3가지 규모로 나누되 건폐율 제한에 맞추어 가장 큰 규모의 컨벤션과 전시부분을 가장 아래 레벨에 그리고 중규모 프로그램인 극장과 아카데미, 기획전시장, 캐릭터 샵 등을 중간 레벨에 마지막으로 소규모 공간의 집합인 창작공간과 지원 및 편의시설을 상부레벨인 지상부에 계획하였으며, 각각의 영역을 수직으로 연계하는 오픈 스페이스를 중앙에 둠으로서 동선 및 채광과 환기가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계획하였다.

 지나치게 깊은 공간에 대한 심리적 불안감과 피난, 자연 채광의 어려움 등을 들어 거대한 볼륨의 컨벤션센터를 2부분으로 나누어 지하공간에 배치하는 것 보다는 하나의 층으로 지상과 가깝게 배치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하였고, 지상의 창작공간과 지하공간 사이에 야외 극장과 도서관 등 공공성이 강한 프로그램을 배치 두 영역을 이어주는 매개 공간이 되도록 계획하였다.

 

 조형계획

 건물이 오브제로서 중심이 되기보다는 광장과 마당이 오브제가 되도록 단순하면서 편안하게 주위를 감싸도록 하였다. 연속되는 mass의 면들은 특정한 정면 없이 각각의 면들이 광장, 마당과 연계하면서 나름의 정면이 되도록 하였다.

12m 높이의 제한으로 지붕부분의 디자인에 변화를 주기는 어려웠고 무거운 매스의 형태는 주어진 프로그램 및 계획 방향과 이질적일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판의 요소를 사용하되 애니메이션센터의 이미지를 형상화하기 위해 만화 프레임을 변형한 패턴을 전체 디자인의 중심요소로 제안 하였다.

 마감재료는 남산의 자연환경과 조화될 수 있고 적정한 공사비 및 유지관리의 편리성 등을 만족할 마감재료 중 오염과 내구성 및 조형성을 감안 단순 패턴의 노출 콘크리트를 제안하였다.

Site plan

B2F plan

1F plan

B1F plan

2F plan

Section pl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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